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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되 바라지 않으며

2023. 9. 9
어제 마타타에서 아빅과 프랍햇(?)의 공연이 진심으로 즐거웠다. 7시 공연 시작이라고 했는데 나는 6시부터 가 있었다. 진짜 좋은 친구의 공연이니 일찍부터 가서 딱 자리를 지켜주고 싶었다.
이곳 리시케시에 와서 매일 강가에 가게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아빅의 노래 때문이었다. 강물 소리와 함께 듣고 있으면 정말이지, 기쁘다. 목소리가 참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함께 따라부르면 또 얼마나 즐거운지. 내가 리시케시에 더욱 마음 붙이게 된 이유이자 동력은 아빅인 거 같다. 거기에 조용하지만 언제나 함께인 프라틱. 이 둘이 나를 정말 편안하고 친근하게 대해준다. 어떠한 다른 의도 없이. 어쩌면 크게 나에게 관심이 없었기 때문에 내가 더욱 편안하게 느꼈던 거 같다. 내게 너무 관심이 있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내가 부담스럽다. 친구로서 무겁지 않은 관계가 편하다. 그래야 내가 그들로부터 안 도망가는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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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사람과 처음 관계에서 내게 한 발짝 다가오면 두 발짝 뒷걸음질치는 사람같다. 그자리에 가만히 있으면 오히려 내가 조심스럽게 한 발짝 다가간다. 그리고 충분한 시간이 필요하다. 내가 그 사람을 알아갈, 그리고 내 마음을 알아갈 충분한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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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아무튼 어제 공연에서는 어떤 일이 있었냐면, 처음에는 사람이 너무 안 왔다. 온다고 했던 다른 친구들이 다 어디 있는지 안 보이고 썰렁한 분위기에서 시작했다. 그렇게 한 시간 반 동안 쉬지않고 두 뮤지션이 정말 열심히 음악을 했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이 하나둘 모여들고 분위기도 살아났다. 그중 타밀라가 일어서서 춤추고 노래하기 시작했고, 계속 앉아있었지만 엉덩이가 들썩이는 나도 아싸 신난다 하면서 자리에서 일어났다.
인도에서 참 좋은게 뭔줄 아나. 사람들 신경을 정말 덜 쓴다는 거다. 내가 뭔짓을 해도, 그게 피해주는 게 아니라면, ‘이상하게 보면 어때 그냥 내가 하고싶은대로 하면 되지모’ 하면서 그냥 해버린다. 한국에서 사람들 신경을 하도 써서 굳어있고 경직된 내 몸이 이곳에서 조금씩 풀리고 있다.
춤을 출 때 느껴진다. 여전히 내 몸을 가두고 있는 제한이. 그 뭔가 피부가 아린듯한 느낌, 움직임이 자연스럽지 못한 느낌을 느끼면서 나는 춤을 춘다. 더욱 지금 이순간에 집중하고 자유롭게 기쁨을 표현하다보면 그 아린 느낌은 조금씩 사라진다.
타인의 시선을 신경쓰는 게 아니다. 나를 가두고 있는 내 틀을 신경쓰는 거다. 내 깊은 곳에서 나오는 소리와 나를 언제나 제한하려하는 생각과 나는 맞서고 있는 거다. 밖이랑 화해할 생각하느라 애쓰지 말고 지금 딱 바로 내 안의 나랑만 화해하면 된다. 그럼 나는 나와 일치되어 더욱 자유로워 질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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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원래 하려고 했던 이야기에 닿지 못하고 삼천포로 빠진다. 이렇게 주저리주저리 하고 싶은 말이 아직 많다.
어제 그렇게 공연 끝에는 거의 모두가 일어나서 정말 즐겁게 춤을 췄다. 정말 행복하게 모두가 한 마음으로 기쁨을 나눴다. 그래서 생각했다. 여기 마타타에서는 오픈 기념이라 사람들의 돈을 받지 않는데 이렇게 우리가 함께 즐거울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해준 것에 대해 정말 고마웠다. 맛있는 음식도 제공해 주었다. 이런 감사함을 그냥 받고 넘어가고싶지 않았다. 나와 사람들에게 이렇게 아름다운 시간을 만들어준 것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할 수 있게 해달라고 했다. 그리고 5백루피를 손에 쥐어드렸다. 5끼 밥값이라 적지 않은 돈이었지만, 그날 내가 받은 기쁨은 돈으로 살 수 없는 것이었기에. 그리고 뮤지션들에게 맛있는 밥이라도, 돈이라도 더 넉넉하게 줄 수 있기를 바랐다. 이 새로 차린 가게를 앞으로 즐겁게 해나가기를 바랐다. 축복을 바랐다.
돈을 이렇게 쓰고싶다. 나의 감사함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나의 기쁨을 표현하는 도구로 잘 누리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