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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기한게

2023. 9. 3
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면 피곤해하는 사람이다. 에너지 충전은 혼자 있을 때 비로소 이루어지는 내향인. 그런데 말이다. 뭔가 달라졌다.
어제 그제 모두 하루 종일 사람들과 있었다. 모두 좋은 사람들이었고, 편안한 사람들이었다. 이틀을 연속으로 사람들과 보냈으니 나는 습관적으로 (방어적으로) 오늘 하루는 사람을 만나지 말고 쉬어야지 생각했다. 그런데 하루가 전혀 에너지틱하지 않았다. 늘 에너지틱할 순 없지만 기운이 더 축축 가라앉고 졸리기만 했다. 방 안은 덥고, 몸은 가라앉고, 피곤하고, 잠이 계속 오는 그런 날.
어두워지고 친구들을 보러 강가로 갔다. 요즘은 모닥불을 피워 둘러 앉는다. 힌디어로 대화하는 그들 가운데 나는 눈을 감거나 강물이 흐르는 것을 지켜본다. 그저 편안하다. 그리고 그들이 노래를 부르면 따라 흥얼거린다. 눈을 감고 소리를 들으며 사랑하는 사람들의 얼굴을 하나하나 떠올리며 축복을 보낸다.
아무튼 인도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하루 종일 매일매일 봐도 피로감이 쌓이지 않는 다는 걸 느낀다. 내가 그들에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고, 그들도 내게 아무것도 바라지 않기 때문에 관계가 편안한 게 아닐까 생각해본다. 내가 이들에게 잘 보여야 할 이유가 없다. 그냥 있는 그대로 나로 있으면 충분하다라는 무언의 느낌을 받는 거 같다.
그래서 하고싶은 말은, 내가 사람들과 오래 있으면 기가 빨리는 내향적인 사람이라기 보다는, 내가 사람을 대할 때 내 기를 많이 뽑아 쓰는 사람이었다는 거다.
나는 오히려 내가 편안한 사람들과 오래오래 붙어있기를 좋아하는 사람이었다. 거기서 에너지를 얻는다. 내 의사 표현을 숨김 없이 할 수 있고, 내 기운을 뽑아 쓰지 않아도 되는 그런 사람.
내가 어디에서나, 누구와나 이런 사람 관계를 만들어가고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