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10. 9
오늘은 일요일. 쉬는 날이었다. 쉬는 날인데 왼걸 더 일찍 일어나야 했다. 일요일마다 센터에서 메니징 해 매번 다른 액티비티를 진행한다. 참여 여부는 자율이다. 이번에는 발쿠와리(Balkuwari) 템플에 일출을 보러 갔다. 새벽 4시에 모여서 가는 일정이라 3:30에 일어나야 했다. 거의 일어났다기 보다는 잠깐 눈 붙였다가 깬 느낌에 가까웠다. 그래도 7분 정도 뿌라나야마 훈련을 하고 방을 나섰다.
템플에 가는 길은 즐거웠고, 템플에서도 즐거웠다. 자연과 좋은 사람들이 함께하는 것은 언제나 옳다. 우리는 앉아서 해돋이를 봤고, 이때 파울리나가 좋아하는 피아노 곡을 이어폰 한 쪽씩 나눠 끼고 같이 들었다. 음악은 언제나 우리의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준다. 음악이 유일하게 허용된 마약이라고 누가 했던 거 같은데 정말 그렇다고 느낀다. 센터 사람들이 그 산 위에서 메기를 끓여줬고, 다함께 맛있게 먹었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많이 나눴고, 역시 사람들간의 다르면서도 결국 안에는 같은 걸 느낄 수 있었다. 사람들간 다름과 같음을 느끼는 건 참 흥미롭다.
돌아와서는 루드란쉬 홈스테이의 아비쉐이크와 쵱, 프림을 만났다. 일주일만에 만난 홈스테이 옆방 사람들은 정말 반가웠다. 가족들을 만난 것처럼. 한 달이라는 그렇게 길지 않은 시간을 함께 지낸 이 사람들은 특별하다. 한 지붕 아래 산다는 것은 참 많은 의미를 가지고 있나보다. 이들과 거의 마지막으로 보는 날이었고. 아쉬움을 감추지 못하는 아비쉐이크에게 쵱이 디스 이즈 라이프라고 덤덤하고 단단하게 말했다.
오후에는 파울리나, 로시오, 페드리카가 있는 시크릿 가든 카페에 갔다. 쉬는날이다보니 보다 여유있게 서로의 살아온 여정에 대해 나눌 수 있었다. 전부는 아니지만 다들 어떻게 살아 왔는지, 그들이 한 다양한 경험을 들었다. 어릴 때부터 집을 떠나 세계를 여행하며 살아왔고 거기서 얻은 경험들이 이들을 내면의 신의 소리를 따르는 삶으로 이끌고 있었다.
우리는 삶에게 서렌더하는 법, 사랑하는 법, 아픈 경험을 뚫고 지나 성장하는 법, 세상의 모든 사람, 모든 것이 어떻게 자신에게 배움을 주는지, 세상이 쓰고 신 레몬을 줬을 때 그걸 어떻게 레모네이드로 만들 수 있을지, 우리는 자연이고 어떻게 모두가 연결되어 있는지, 어떤 것을 믿고 살아갈지 선택하는 것에 대해, 죽음- 그렇다면 무엇이 삶인가에 대해, 에너지에 대해, 기도에 대해, 영혼의 디자인에 대해, 훈련, 사마띠에 대해, 아름다움에 대해 이야기 했다. 아마 우리는 이번 생 이전에 이미 만났을 것이라고 하면서 말이다.
삶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이것만 지켜보는 것 만으로도 인생은 이미 흥미롭다.
일 년 전, 딱 이맘때만 해도 삶을 포기하려던 나였는데.
어쩌면 삶을 너무 사랑해서 그랬는지도 모르겠다.
사랑하는데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방법을 몰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