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2
내게 있는 특별함을 발견했다. 나는 (거의) 누구와도 잘 통한다는 거다.
이곳 리시케시에도 어느곳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사람들이 살고 있다. 이들이 가는 방향은 (거의) 같지만 방식은 다 다르다.
나는 이곳에 크게 두 부류의 사람들과 어울리고 있는데 하나는 자본주의적 삶을 지양하며 신과 함께 살아가는 소위 말하는 히피들이고, 다른 하나는 현대적인 삶을 살며 신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낮에는 요가 선생님과 요가를 하거나 집에 초대 받아 밥을 먹고 요가 이야기를 한다. 밤에는 강가에 나가 기타 혹은 기타 없이 신에대한 노래를 부르고 명상을 하고 담배를 피운다.
나는 이들이 다른 삶을 산다고 생각해본 적이 없다. 나는 두 가지의 것이 모두 좋다. 그런데 어제는 방식이 많이 다르다는 걸 느꼈다. 요가 선생님 부부에게 매일 저녁 강가에서 노래를 듣는다고 얘기했었다. 그러고 이틀 뒤에 이들도 강가로 왔다. 그런데 마침 그날은 노래를 하지 않는 날이었다. 고요한 분위기에서 명상을 했다. 부부는 강 친구들이 있는 쪽으로 왔으나 두 에너지가 섞이지 않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꽤나 강한 에너지가 단단하게 대립했다. 실제로는 물론 서로 친절하게 인사를 나누었다. 그러고는 부부는 바로 자리를 떠났다. 함께 따라간 나는 부부의 불편한 기색을 느낄 수 있었다. 강 친구들이 담배를 피우는 걸 보고 나보고도 피우냐고 물었다. 나는 이들과 있을때 조금씩 피운다고 했다. 선생님 본인은 담배를 20년전에 끊었다고 한다. 이제는 냄새만 맡아도 헛구역질을 한다고 했다. 와 정말 몸이 깨끗하시구나 생각했다. 나는 괜히 담배를 피운다는 사실을 말하는 게 나쁜 일 하다가 걸린 것같은 불편함을 느꼈다. 그렇게 다시 만날거지만 조금은 어색하게 두 사람과 헤어졌다. 실은 강친구 아빅도 요가를 하는 사람인데 강사의 안내를 통해서 요가명상을 하는 것에 대해서 회의적인 시선을 갖고 있다. 그건 진정한 명상이 될 수 없다고 말한다. 이렇게 하라 저렇게 하라라는 타인의 가이드에 따라가는 것에서 이미 고요하게 자신을 만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그것도 맞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환경에서 나는 살고 있었다. 이들은 같은 것 같으면서도 다르다. 아니, 다르다고 생각하지만 같다. 그저 다른 길을 걷고있는 사람들이다. 저 멀리 언젠간은 만날 길.
나는 이들 모두가 좋다. 같은 지점에서 이들과 통하고, 고맙고 축복받고 축복한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항상 바다같은 사람이고 싶어했다. 그 동기가 어떤 상처에서 비롯된 것일지언정 나는 이 바람이 여전히 유효하다. 상처를 통한 바람이더라도 다른 사람은 나와 같은 상처에 같은 바람을 하지 않을 수 있으니까 말이다. 어쨋든 이건은 내 안에서 비롯된 바람인거다.
바다는 모든 것을 품는다. 그 안에는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고, 아름다움을 창조한다. 바다는 자연이다. 바다에 기름이나 쓰레기가 들어가기도 한다. 오염되기도 하고 정화되기도 한다. 그 가운데 바다는 여전히 바다다. 언제나 바다다. 모든 것을 품고 있으면서 무한히 깊은, 어둠을 품고 있으며 푸르게 빛나는 바다.
나의 바람, 어쩌면 이미 조금은 그렇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기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