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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슈나 생일

2023. 9. 8
어제는 크리슈나의 생신이었다. 크리슈나는 인도에서 정말 인기가 많은 신이다. 시바 신이 가장 인기가 많은 신인데 그동안 경험한 바로는 크리슈나가 그 다음인 거 같다.
인도에서는 여성이 아이를 가졌을 때 태교로 바가바드 기타를 읽어준다고 한다. 다는 아니겠지만 라자스탄 사람인 아카쉬의 가족중 한 명이 태교로 바가바드 기타를 7번 읽어줬다고 했다. 바가바드 기타를 태교로 읽으면 와 얼마나 좋을까. 엄마에게도 아이에게도. 세상에게도.
어제는 방안에서 계속 영상 작업을 하다가 2시쯤 밥을 먹으러 나갔다. 가는 길에 슈퍼에 있는 나르마다의 남자를 우연히 만났다. 나마스떼 인사를 했는데 나에게 밥을 아직 안 먹었으면 집으로 가자고, 나르마다가 내가 오길 바라고 있다고 했다.
저번에 이미 나르마다가 집에 초대하고 싶다고 언제든 집근처 오면 연락하라고 했었는데 내가 맨날 이래저래 하는 게 많아서 못 가고 있었다.
집에 가자 나르마다가 반갑게 맞아주었다. 나갈 준비를 하고 있었고, 함께 파르맛 니켙탄 아쉬람에 가자고 했다. 그리고 내게 사리를 입어보겠냐고 물었고 나는 예스 땡큐.
그 불편하다고 말로만 듣던, 보기로만 보던 사리를 나르마다가 정성스럽게 입혀주었다.
예뻤다.
그냥 봤을 때는 그렇게 예뻐보이지 않았는데 막상 입어보니 생각보다 예뻐서 즐겼다. 어쩌면 내가 이제 인도화 됐는지도 모른다. 처음에는 예뻐보이지 않던 사리가 예쁘게 느껴진다니. 내 키의 두배는 넘어보이는 긴 천을 몸에 둘둘 감으니 걸리적거리는 건 당연지사. 처음엔 걸리적 거리는 걸 어떻게 제어하질 못해서 아주 애썼다.
무튼 그렇게 한껏 갖춰 입고 아쉬람으로 갔다. 축제라고 확실히 사람이 정말 많았다. 아쉬람에 가니 누군가가 버터를 사람들의 손에 나눠줬다. 크리슈나가 버터를 좋아했기 때문이다. 예전에 델리에서 아담이 크리슈나가 버터를 좋아한다고 했던 말이 농담이 아니었다.
라훌도 같이 갔는데 우리 네 사람은 강가로 갔고 그곳에서의 경험이 참 소중했다. 우선 신발을 계단 위 멀찍이 벗어두고 물에 발을 담궜다. 나르마다가 우리의 조상들에게 저번에 알려준듯이 기도하자고 했고 나는 그때 당신이 알려준 덕분에 강에 갈때마다 그 의식을 한다고 기뻐했다. 나르마다가 물었다. 그렇게 하니 느낌이 어떠냐고. 나는 말했다. 참 감사하다고.
그렇게 두 손 안에 물을 떠서 높이 들어올리고 손틈 사이로 흘러나가는 물줄기를 느꼈다. 첫번째 물에서는 가깝고 먼 우리의 조상들에게 감사를 표혔했다. 두 번째로 뜬 물에는 앞으로 흘러가는 물줄기처럼 앞으로 살아갈 미래 세대를 축복했다. 세번째로는 지금 여기 그 사이에 있는 나자신에 대한 존재감을 느끼고 기쁨과 축복을 느꼈다. 네 번째로는 이 모든 전체를 감싸 안고 축복과 사랑을 표현했다.
기도할 수 있다는 것에 대해 감사하다. 내가 땅에 발을 딛고 하늘에 바르게 정렬 해야지만 기도가 나온다. 기도를 통해 그 정렬은 더 견고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