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14
맨날 가는 프로그라이프 밥집에서 자주 만나던 한 아저씨가 있다. 인도사람인데 이른 저녁밥 시간에 늘 나처럼 와서 밥을 먹는다. 나와 같이 늘 달을 먹는데 이 아저씨는 반은 라이스고 반은 짜파티로 먹는다. 근데 이 아저씨는 밥을 손으로 안 먹는다. 근데 이 아저씨는 다른 인도 사람들과 다르게 먼저 인사하지 않는다. 잘 웃지도 않는다. 그래서 나도 인사는 한 번도 안 해봤다.
새로 알게 된 정말 맘에 드는 카페가 있다. 어제에 이어 오늘도 갔다. 오 갔더니 그 아저씨가 있었다. 반가워서 먼저 인사했다. 그리고 각자 할 거 했다. 카페 구조상 정사각형 아주 작은 공간에 벽을 등지고 사람들이 둘러앉는 데라 자연스럽게 사람에게 시선이 가는 곳이다. 그래도 할 거 했다. 아저씨는 책을 읽고 나는 먹으면서 카페에 있던 론리플레닛 인디아를 봤다.
오 근데 아저씨가 보던 책이 휴먼디자인 책이었다. 저번에 삶예학 세미나에서 정확히 기억이 안 나는데 이거에 대해 이야기를 잠깐 하고 내 디자인을 알려주셨던 기억이 있다.
아저씨에게 말을 걸었다. 나 휴먼디자인 조금 들어봤어요! 아저씨는 반가워했다. 너 이거 아세요? 책이 손이 많이 탄 것으로 보아, 아저씨는 전문가였다. 나는 지금 내 상태가 베리 컨퓨젼한 상태라고, 봐달라는 눈치를 풍겼다. 아저씨 핸드폰으로 내 생시를 입력했고 아저씨가 해설을 해줬다.
매니페스팅 제너레이터,
삶에서 성공보다는 평화와 만족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맞다. 그래서 그랬나보다. 종종 저 둘 보다는 성공을 쫒아야 한다는 생각에 삶이 무기력해지곤 했다.
외부 생각에 상당히 영향을 많이 받는다고 했다. 내 것이 아닌 생각들까지 내것으로 받아들이는 경향이 있어서 그것들에 대해 멀찍이 떨어져 영화 보듯이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머리의 소리가 아닌, 몸 안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고 했다.
가족이나 친구에게 내 상태에 대해서 알리기를 잘 하지 않는경향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원활한 관계를 위해서는 그들에게 인폼해야 한다고 했다. 내가 참 그런 경향이 있다. 내 얘기 잘 안 하고, 뭐 하나 결정하면 내 안에서 순식간에 이루어지니까 나중에 주위에 통보하는 식이다.
이게 가장 흥미로웠는데, 나는 한 번에 여러가지를 하는 게 잘 맞는 사람이라고 했다. 한 우물을 파면 금방 실증낸다고. 오히려 이것저것 해야지 에너지가 생기고 그걸 다 해낼 수 있는 능력이 있다고 말해줬다.
서양 사주같은 느낌이었다. 흥미롭다. 참 신기하지, 휴먼디자인이 뭔지도 잘 모르면서, 인도 리시케시에서 누군지 모를 식당 버디에게 한마디로 사주 풀이를 받아본거다. 내용은 흥미로웠고, 컨퓨즈한 상태에 도움이 되었다. 이렇게 삶에서는 건빵 속 별사탕같은 일들이 있다. 재밌다.
덧붙여 아저씨는 인도사람이긴한데 런던에서 나고 자랐다고 했다. 지금은 1년째 리시케시에 와서 쉬고 있다고, 이제 곧 돌아간다고 했다. 그래서 모습은 인도사람이었지만 행동이 인도사람같지 않았구나 이해할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