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9. 9
어제 라훌이 그랬다. 손으로 밥을 먹으면, 네 손에서 나오는 에너지와 음식이 직접적으로 연결되어서 더 맛있게 느껴져. 더 맛있다는 것은 그만큼 더 에너지가 담긴다는 거다. 이 철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으면 음식과 바로 연결될 수 없어. 우리의 모든 히로애락은 ‘연결’과 관계되어있다. 사람과 연결되지 못해서 외로움을 느끼고, 자연과 연결되지 못해서 공허함을 느끼고, 자신과 연결되지 못해서 사랑을 발산하며 살 수 없다. 모든 문제가 자신과 연결되지 못해서 온다.
오늘 공연후에 완전히 몸과 마음이 열리자 선듯 밥을 손으로 먹어보고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아까 점심만 해도 굳이 손으로 밥을 먹어야 하나? 지저분해 보이지 않을까? 나를 보고있는 사람들의 시선이 신경쓰여. 손을 비누로 깨끗이 씻지도 못하는데 영 꺼림직해. 이런 생각들 때문에 시도히지 못했다. 안했다.
손으로 음식을 만지는 순간 너무 뜨겁게 느껴졌다. 뜨거워서 도무지 만질 수가 없었다. 내가 너무 뜨겁다고 하자 앞에 있던 타밀라가 그랬다. 손이 가장 예민한 신체 부위라서 우리는 바로 감각을 알아차릴 수 있어. 그렇기 때문에 먼저 손으로 만나야 해. 그렇지 않고 이 쇠 숟가락으로 음식을 먹으면 손보다 감각이 덜 예민한 입이 뜨거운 음식을 바로 넘길 것이고, 약한 목구멍은 실제로 매우 혹사당하고 있는 거지. 뜨거운 것을 너무 많이 먹게 되면서 오게 되는 수많은 병들이 있지.
인도 사람들이 밥을 어떻게 손으로 먹는지 많이 봐 왔던터라 나는 바로 해낼 수 있었다. 커리와 밥을 손 끝으로 뭉치고 긴 네 손가락에 밥을 올리고 엄지 손가락으로 밥 뭉치를 입으로 밀어 넣으면 된다. 생가보다 쉽다. 어렵지 않다. 입에 전혀 묻지도 않는다.
처음 시도 하기까지의 장벽이 높지, 막상 한 번 해보면 정말 별거 아니다. 그리고 과연 음식의 맛은 어땠을까. 음식 자체가 원래 맛있었던 것인지, 배가 고팠던 것인지 몰라도 정말 음식이 맛있었다. 정말 맛있게 기쁘게 먹었다.